대한민국 여행/경기도

비둘기 낭 폭포

김제화 2025. 2. 23. 00:42

한국 방문기 9-11, 2024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경기, 전라, 경상, 강원 여러 지방을 방문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놀라운 것은 한국은 어디를 가든지 놀이동산으로 꾸며져 있으며, 산과 바다, 강과 호수 그리고 들에는 잘 만들어진 둘레길로 언제 어디서든지 여가를 즐기도록 준비되어 있는 멋있는 나라다. 그 가운데 찾아본 몇 곳을 올려 본다.

 

한탄강 팔경(漢灘江八景)

포천 시는 한탄강을 따라 이루어진 현무암 협곡 가운데 빼어난 경치 여덟 곳을 택하여 한탄강 팔경으로 선정하였다. 팔경은, 1경 한탄강 대교천 현무암 협곡, 제2경 샘소, 제3경 화적연, 제4경 멍우리 협곡, 제5경 교동 가마소, 제6경 비둘기낭폭포, 제7경 구라이골, 제8경 아우라지 베게 용암이다. 이 가운데 하루 일정으로 한탄강 8경의 중심인 제6경‘비둘기낭폭포’를 집중적으로 돌아보았다. 

 

한탄강(漢灘江)

한탄강(漢灘江) 이름은 크다는 한(漢)자와 여울 탄(灘) 자로 여울이 있는 큰 강이란 뜻이다.

한탄강은 한반도의 중서부 화산지대를 꿰뚫어 흐르면서 철원의 화산지대인 평강들을 적시어 벼농사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 한탄강은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하여 강원도 철원군을 거쳐 경기도 포천군 연천군 전곡읍과 미산면 사이에서 임진강과 합류하는 136km에 이르며, 임진강은 다시 황해도 개성과 파주군 문산읍 사이에서 한강과 합쳐 한강하구를 이루며 김포반도를 지나 서해로 들어간다. 한탄강은 오랜 세월 전 북한 쪽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453m)과 그 일대의 고지에서 여러 차례 화산이 폭발하면서 쏟아낸 뜨거운 용암이 흘러서 철원의 용암지대를 이루었다. 그 용암이 굳어지면서 육각형과 팔각형(주상절리)의 신기로운 암석 기둥들을 만들어내었고, 또 오랜 세월 침식작용으로 깊이 파여 나가면서 현무암 협곡의 한탄강이 생겨났다. 그리고 구석기시대부터 인류가 이미 한탄강 부근에 살았다는 유적지가 연천군 전곡리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한반도에는 선사시대에 이미 인류가 살았다. 현무암 협곡으로 된 포천, 연천, 철원의 3곳의 한탄강 지역을 2015년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하여 관광자원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도 지정되었다. 한탄강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곳이다. 지금까지 이곳은 상수원보호구역이자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아서 동식물의 생태환경이 자연 그대로 잘 보전되어 있다.

 

한탄강에 얽힌 단편적인 역사

전곡리에서‘이슐리안형 주먹도끼’가 출토됨으로 한탄강 유역에 이미 선사시대에 인류가 살았다는 것이 고고학적으로 증명되었다. 후삼국 시대 궁예가 일으킨 태봉국(901-918)이 905년 철원을 도읍으로 정하였다.

한탄강은 북한과 거리가 가까워 전방지대로 부르며 임진강은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바라보는 최전방 지대를 상징하는 강이다. 또 한탄강 유역의 철원과 전곡읍은 삼팔선이 지나는 곳으로 한국전쟁 때 최대 격전지였다.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길 55에 있는 비둘기낭 폭포는 한탄강 8경 중 하나이다. 물의 침식으로 인해 깊은 파인 웅덩이에는 떨어지는 물줄기 뒤편으로 움푹 파진 반 동굴(하식동, 河蝕洞)이 있다. 폭포의 이름은 예로부터 이 동굴에서 "수백 마리의 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살아서 둥지의 한자어인 "낭(囊)"을 붙여서 비둘기낭 폭포라 불리게 되었다. 2012년 9월 26일에 문화재청에서 '포천 한탄강 현무암 협곡과 비둘기낭 폭포'를 천연기념물 제537호로 지정하여 관광지로 개발하였다.

 

한탄강 세계지질 공원

2019년 4월 18일 문을 연 한탄강 지질공원센터는 한탄강의 지질의 구조와 형성 그리고 역사와 생태환경과 문화에 관하여 누구든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오면 한탄강에 대한 이해와 지질학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가진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지질학 상식

한탄강 일대에서 쉽게 보는 검은 색을 띤 암석은 땅속 깊은 곳에서 활동하던 마그마가 뿜어져 나온 용암이 굳어진 바위(암석, 巖石)이다. 용암이 식는 과정에서 외부의 환경의 영향으로 여러 가지 모양으로 굳어져서 신기하고 오묘한 모양들이 되었다. 또 용암이 식으면서 뿜어낸 가스로 인하여 현무암에는 크고 작은 숨구멍들이 생겨져 있다.

마그마(magma)-땅속에서 열과 압력으로 만들어진 가스 덩어리 자체, 일명 용암(熔岩)

용암(熔岩)-마그마가 밖에 나와 가스가 증발한 상태의 불덩어리

화강암(花崗巖, granite)-마그마가 깊은 땅속에서 서서히 식으면서 굳어진 것

현무암(玄武巖, basalt)-마그마가 공기 중에 식으면서 굳어진 것

절리(節理, joint)-마그마의 급속한 냉각으로 인한 부피수축으로 암석에 생긴 균열이나 틈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 joint)-용암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만들어진 육(팔)각형의 기둥

판상절리(板狀節理, sheeting joint)-판 모양으로 깔린 용암으로 마치 여러 겹의 판을 쌓아 올린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또 암석이 팽창하는 과정에서 암석 위 다른 퇴적물이 침식되면서 계단처럼 형성되는 현상

하식동(河蝕洞)-하천 옆면을 따라 움푹 파여 만들어진 동굴

한탄강에 널려 있는 현무암들은 벼루, 절구와 맷돌, 탑과 비석, 등으로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에 유용한 도구가 되었다.

 

다양하고 편리한 시설들

한탄강 전시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며, 가족이나 또는 그룹의 활동도 자유롭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한탄강의 리프팅은 현무암 절벽과 계곡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어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한탄강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으므로 이용하면 좋다.

김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