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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한 마당/도주차의스릴

도주 차의 스릴 8. 21, 1999

 

이 이야기는 우리가 중국에서 겪은 황당한 사건 가운데 하나이다. 1999년 8월 21일 우리는 서울에서 하얼빈에 도착하였다. 짐이 많아서 택시를 타려고 택시를 소개하는 사람과 흥정을 했다. 시내에서 들어온 개인차나 시내 택시는 공항에서는 영업을 못하기 때문에 소개하는 사람을 통해서 안내를 받는다. 공항에 있는 차는 요금이 비싸기 때문이다. 소개자를 따라 주차장에 가니까 타려는 택시에는 한 사람이 앉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짐과 함께 탈 수가 없어서 다른 차를 찾고 있는데 개인차를 소개해 주었다. 차는 우리를 태우고 주차장 문을 나서려는데 경비병이 못 나가게 막았다. 그러자 그는 차를 빨리 후진해서는 보도 불럭을 넘어 통행 차단을 위해 늘어놓은 시멘트 차단 대를 받으며 나가려고 했지만 차 밑바닥이 닿아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러자 그는 다시 차를 몰아 공항에서 사람들이 카트를 끌고 주차장으로 오는 길을 넘어 길로 나섰다. 또 한 곳의 민간 경비를 전속력으로 제치고 시내 쪽으로 달렸다. 그리고 그는 백미러로 뒤를 주의하면서 위험하리 만치 앞차를 추월하여 달리면서, 핸드폰으로 계속 어디인가 전화를 걸고 있었다. 전속력으로 차들을 추월하면서 전화 다이얼을 계속 돌리며 하는 운전은 위험스럽기 그지없었고, 그래서 나는 그에게 천천히 운전하라고 말했다. 그는 걱정하지 말라면서 계속 곡예 운전을 하면서 가다가 본 도로에서 샛길로 빠져서 신작로인 울퉁불퉁한 지방 길로 가고 있었다. 나는 이때부터 기도하면서 긴장하기 시작하였다. 다행히 이 길은 전에 시내에서 공항으로 한 번 와 본 경험이 있는 길이라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전화상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좀 불안하기도 하였다. 내 마음에는 두 가지 추리를 하게 되었다. 좋게 생각해서 개인차가 영업할 수가 없는데 경비병의 제재를 받자 도망쳐서 경찰을 피하기 위하여 이리로 가든지? 아니면 중간에 전화로 연락하여 우리를 강탈하고자 하는 것일까 하는 추리를 하게 되었다. 그는 시골길을 들어서면서 자동 키를 눌러 문들은 다 잠기었다. 그러자 나는 위기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차는 계속 정상적인 도로로만 가고 있어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만일 차가 이 도로에서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벗어나기만 한다면 나는 재빨리 차 키를 빼리라고 벼르고 있었다. 조그만 마을들을 지나고 있었고 오가는 차들로 심심치 않게 많아서 좀 안심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말 마차와 삼륜차 트랙터 등이 길을 채우고 있어서 운전사는 차를 지그재그로 몰면서 몹시 불안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마을을 막 벗어나려는데 어떤 젊은 사람이 갑자기 접근하여 문을 열려고 당겼다. 그러나 문은 안으로 잠겨서 열리지 않았다. 그 사람의 손은 돌을 들고 있었고 돌로 창문을 깨려는 시늉을 하여 몹시 불안하였다. 그는 차 앞으로 반쯤 올라 탓을 때 마침 긴 옥수수 단을 싫은 마차가 길 반 이상을 차지하고 느리게 가고 있었다. 차는 가까스로 길옆으로 빠져나가는데 차 앞에 반쯤 탔던 사람이 마차에 부딪히지 않으려고 재빨리 내렸다. 운전사는 승리라도 한 듯 가는 미소를 지으며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차는 조금 큰 읍내 시장통 같은데를 통과하려는데 앞에 멤버 차(중국 8인승 차)가 길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 차를 피하여 어디론가 가려고 하는데 앞차에서 경찰이 권총을 빼 들고 위협하면서 가까이 와서 내리라고 하자 할 수 없이 문을 열고 내리자, 몇 명의 경찰이 닦아 왔다. 사복 경찰이 그의 손을 잡자 운전사는 뿌리치며 무엇이라고 경찰에게 말하면서 어디론 가에 전화를 걸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경찰은 반항하는 그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은 채 자꾸 말만 하고 있어서 운전사는 뒤에 믿는 뭐라도 있는 듯이 보였고, 경찰은 그를 함부로 다루지 못하는 것 같이 보였다.


한 경찰이 우리가 타고 있는 택시 운전석에 타고는 이름표를 나에게 보이면서 나는 중화 인민 공화국의 공안이라고 소개하면서 안심하라고 하였다. 나의 거류증을 보여주자 목단강에서 경로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고마움을 표시해 주었다. 그리고 그 동안의 경과를 글로 써 주기를 바랐다. 그에게 한자를 물어 가면서 겨우 여기까지의 경과를 쓰고 내 주소를 쓰고 서명을 해 주었다. 나의 중국어가 시원치 않아서 그 운전사가 어떤 사람인지는 이해를 할 수는 없었지만, 공항 주차장에서 외국 사람을 태우고 불법적으로 도망치자 무전으로 수배를 내린 것이다. 그래서 샛길로 도망을 쳐 왔지만 여기에서 잡히게 된 것이다. 공안의 도움으로 그곳의 택시로 짐을 옮겨 싣고 시내로 들어 올 수가 있었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이 시골 택시는 하얼빈 여기까지만 들어올 수가 있었다. 다시 시내 택시에 짐을 옮겨 싣고 고속터미널까지 오는 길은 길고 너무 힘들었다. 그다음 일은 우리는 모른다. 그 불법한 운전사는 어떻게 의법 조치되었는지 아니면 가는 도중에 풀어 주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한 30분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도주하는 차의 아슬아슬한 위기를 피부로 느껴 보았다. 중국에는 개인차가 영업을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하얼빈 역에도 개인차가 손님을 부르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택시에 짐을 싫어 주지 않고 그럴 때는 조금 더 주고 개인차를 이용해 본 경험이 여러 번 있기 때문에 아무 의심하지 않고 그 차를 탄 것이다. 이제 또 새롭게 배우는 한 가지 사실은 어디서든지 정상적인 택시를 타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충격을 억누르면서  목단강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깊은 안도감에 젖었다. 주님께서 오늘 우리를 지켜주셔서 아무 일없이 목단강으로 돌아오게 하여 주신 것을 감사했다.

김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