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고 헛되니, 헛되고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 1장
영어 성경 비교
1. King James Version, “Vanity”- 덧없음, 무상함; 허무; 공허, 헛됨, 무익, 세상만사 헛되다.
(원어의 뜻을 철학적으로 깊이 드러냄)
2. NIV, “meaningless”- 의미 없는, 무의미한 (원어의 깊은 뜻을 단순하고 가볍게 표현)
전도자는 인생을 왜 ‘헛되다’ 이렇게 읊었을까?
‘헛되다’ 원어 히브리어는 헤벨[לבה]이다. 뜻은 수증기, 연기라는 뜻인데, 전도자는 이 은유적 표현을 38번이나 씀으로써 인생이 얼마나 연기처럼 일시(찰라)적이고 또한 인생이 얼마나 수수께끼 같고 역설적인지를 묘사한다. 잡힐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잡으려 하면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 연기처럼, 이 세상에는 아름답고 선한 것들이 많지만 그것을 즐기는가 하면 비극이 찾아와 모조리 앗아가 버리고, 정의를 믿지만, 항상 선한 사람들에게 나쁜 일들이 일어난다. 이렇게 인생은 언제나 예측할 수 없고 불안정하다. 전도자는 이것을 바람을 잡는 일‘헤벨’이라고 말하여 우리를 좀 우울하게 한다. 전도자는 우리 인생의 저 앞에 있는 죽음으로 결국 의미 없이 사라질 것들을 붙잡으려고 애쓰며 인생의 모든 것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일 거다. 그리고 이런‘헤벨’같은 인생의 행복은 사랑하는 자와 함께 사는 것이라고 전도자는 말한다. 오랜 세월 전란으로 시달린 중국 백성들에게 인생의 행복이란, 배불리 먹고 따뜻한 방에서 자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삶에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있는 자리에서(사랑하는 자와 함께) 가진 것으로 만족하면서 주님을 섬기는 일이 우리의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연이어…
月下美人(선인장 꽃) 1982. 10.
오사카 교회 저녁 집회 설교를 마치고 강대상을 내려오는데, 한 자매님이 가까이 오더니, 자기 집에 일 년에 한 번 그리고 4시간만 피었다가 지는 꽃이 피었다고 보러 가자고 하여 일본 형제자매와 우리 몇이 따라나섰다. 자매님은 아파트에 홀로 살고 있었다. 꽃의 이름은 한국어로 월하미인(月下美人)이란 선인장 종류다. 대체로 6~9월에 피며, 밤 8시경에 피어서 아침에 시든다고 한다. 주인 자매는 원폭 피해자로 방사능 감염자여서 정부에서 출산 정지 명령이 내려져서 일생을 홀로 살고 있었다. 외롭게 피었다 지는 귀한 꽃 한 송이를 우리 나그네들과 나누어 보려는 자매님의 마음이 아름다웠다. 우리는 모두 그 아름다운 꽃을 처음 보게 되었다. 꽃말이 "밤의 고독"으로 우아한 흰 꽃 한 송이의 자태는 외롭게 사는 자매님만큼이나 가냘프게 보였다.
한 번 더
♣월하미인(月下美人), 영어 night blooming Ceres, 중국어 昙花(Tánhuā), 일어(ゲッカビジン 겐까비진),
전설에 따르면, 히말라야 지역에 널리 피어 나는 월하미인(曇花)을 불교에서는 성스러운 꽃(성화)으로 여기는데, 3000년 만에 한 번 피는데, 피자마자 눈 깜짝할 사이에 져버리고 만다고 한다. 천년의 오랜 기다림 끝에 피었다가 찰나에 시들고 마는 탄화의 고사에서 나온 성어로‘曇花一現(탄화이씨엔)’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 탄화이씨엔(曇花一現) :“반짝하고 지나가는 좋은 시기”
인간의 기대와 바람은 잠깐 나타났다가 한순간에 덧없이 사라진다. 는 뜻이다.
또 한 번 더…
▶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나팔꽃 한 송이
나는 가냘픈 이 한 송이 월하미인을 보면서, 오전에 오사카성에서 본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그에게 얽힌 '나팔꽃 한 송'이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옮겨본다. “어느 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마당에 많이 핀 나팔꽃을 보고 너무 좋아서 저녁에 꽃 Party를 열라고 명령했다.
저녁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뒤뜰 정원에 나와 보니 그 많던 나팔꽃이 다 없어지고 나팔꽃 한 송이가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가 화를 내자, 꽃 파티를 주관하는 신하가 와서, "많은 꽃보다 한 송이일 때 진정으로 그 꽃의 아름다움과 향취를 맛볼 수 있다"라는 그럴싸한 말로 그의 노여움을 가라 안 쳤다고 한다.”
김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