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 사해

♣ 여리고, 사해 April 13 일요일

오늘 여정은 이스라엘 여리고를 거처 엔게디, 마사다, 사해로 내려 갔다가, 요단강을 거슬러 북으로 올라가 갈릴리 호수 티베리아(Tiberias,디베랴)에서 쉬게 되는 긴 여정이다.

♣ 여리고(Jericho)

여리고는 예루살렘 동북쪽 28km, 요단강 서쪽으로 11km에 있으며, 물이 많고 기름진 성읍으로 동서남북동서남북 4km, 정사각형 성이다. 이 성은 그 전략적 위치상 매우 중요한 가나안 방어 거점으로서 군사 요충지이며, 가나안 중부로 통하는 교통 중심지이다. 이 성은 가파른 경사지 정상에 위치하고 있고 적들의 공격을 대비하여 성 밖으로 3-4m 높이의 석조 장애물을 설치하였고, 본 성의 중앙벽과 약 35도 각도로 경사지에 만들었기 때문에 난공불락의 성이다.

요단을 건넌 이스라엘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성 때문에 더 나아갈 수 없었다. 하나님은 그 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계책을 알려 주셨다. 제사장 무리가 법궤를 매고 일곱 번 성을 돌고 나자, 난공불락의 성이 무너져 내렸다.(여호수아 6장) 그때 무너진 여리고성은 수천 년 동안 땅 속에 묻힌 채 역사에서 사라졌다.

또 예수님이 말씀하신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에서 여리고로 가다가 강도 만난 사람 이야기가 나오는 데 그 옛날 이곳은 길이 험하고 골짜기가 많아 위험한 길이었다고 한다.

여리고 가는 길은 헐벗은 민둥산들이 펼쳐져 있는 계곡이다. 도표에서 보듯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 가다보면 해발 영도 지점이 나온다. 그리고 그곳에는 기념으로 태워주려고 낙타가 기다리고 있다.

여리고는 해저 - 250m 에 있고, 우리는 사해까지 점점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 있다. 산을 내려오면 사해가 바라 보이는 데 까지 평평한 들에 도시를 이루고 있다.

▶ 삭개오의 뽕나무

우리가 여리고 마을 네거리에 들어서자 가이드가 앞을 가리키며 저 나무가 삭개오가 올라간 나무라고 가리킨다. 그럴듯한 나무였다. 진짜는 아니고 기독교 순례자들의 흥미를 위하여 심어 놓은 것이다. 진정한 삭개오의 회개로 죄를 용서받고 구원을 받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누가복음 19장에 있다.

▶ 여리고 성터 발굴

여리고 발굴지 현장 여기저기를 돌아보면서 할렐루야! 아멘 했다. 지난날 성경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여리고 도시는 실제로 없었고 전설의 도시 또는 신화에나 나오는 도시라고 부정하면서 성경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시 말하면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 그저 하나의 신화 책으로 여겼다. 그러나 놀라운 일은 고고학자들에 의하여 이 도시가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성경의 기록이 맞다는 사실이 온 세상에 밝혀지게 되었다. 팔레스틴 정부 연구부의 고문인 영국의 고고학자 Dr. John Garstang의 발굴팀에 의하여 발굴되었다(1929-36). 지하 12m에서 갑자기 무너져 버린 성벽과 불에 탄 곡식, 생활 도구들, 등 여러 가지 유물들을 찾아내어서 여호수아 책에 나오는 대로 성벽이 갑자기 무너지고 불타버린 모든 증거가 발견되었다. 놀랍게도 이 발굴을 통해서 가스텡 박사는 예수 믿는 사람이 되었다.

▶ 텅빈 아랍마을

우리가 여리고 발굴 터를 돌아보고 가까이에 있는 아랍 사람들의 부락에 들렀는데 흙벽돌로 된 집들인데 모두 텅 빈 채 폐허가 되어 있었다. 가이드에게 왜 마을이 이렇게 되었느냐고 물어보자, 1973년 6.1 전쟁 때 여기에 살던 아랍 주민들이 모두 요단 강 건너 요단으로 피난을 가서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 Ein Gedi(엔게디)

우리는 여리고에서 메마른 길을 달려 En-Genii Spa(엔게디) 오아시스 휴양지에 왔다. 엔게디란 히브리어로 “새끼 염소 우물”(Ein-우물, Gedi-새끼 염소)이란 뜻이다. 예루살렘에서 56Km, 마사다와는 10Km 거리며 사해 가까이에 있다. 이곳은 유다 지파의 기업으로 광야에 있는 오아시스로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폭포를 이루며, 종려나무, 포도, 고벨화(약초, 향수원료) 산지로 이름이 나 있다, 아가서 1:14. 다윗이 사울 왕을 피하여 숨었던 굴이 있는 곳이다.(역대하 20장). 구약의 많은 사연을 품고 있는 곳이다.

▶ 고벨화(Camphire, Henna)

성경에는 솔로몬이 사랑하는 자를 엔게디의 고벨화로 노래하는 표현이 아가서에 두번 나온다.(아가서 1:14, 4:13) 고벨화는 향이 진해 신부의 꽃으로도 불리며, 향과 염색의 원료로 쓰인다. 고대로부터 고벨화는 우리나라 붕숭화처럼 손톱을 물들이는 데 사용되었고, 문신하는 염료도 쓰였다. 향이 좋아 목욕 탕에 넣어 목욕하기도 했다.

♣ 사해(死海, Dead Sea)

사해는 길이가 약 80Km, 폭이 18Km이다. 북쪽은 물 깊이가 396m 나 되고 남쪽은 3~5m 정도로 얕다. 사해는 해저 394m 아래에 있으며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바다의 소금 농도보다 6배나 되며 25%가 넘는 염도를 가지고 있다.

구약 성경에는 사해를 소금 바다(염해)라고 한다. 사해는 아무 생명체 살 수 없어서 죽은 바다로 부른다. 물 위로 나는 새 한 마리 없는 고요만이 호수를 덮고 있었다. 헐몬 산에서 내려오는 네 개의 물줄기가 하나로 엮어져서 갈릴리 호수에 흘러들어 생물들의 서식지를 이루다가 다시 흘러 요단강의 혼탁한 물줄기를 이루어 굽이굽이 흐르다가 사해에 들어와서 여기에서 그 생명을 다하게 된다. 우리는 갈릴리의 살아 있는 물이 사해에서 그 일생을 다하는 것에 우리 인생을 비교해 보게 된다. 우리 인생이 생명 가운데 태어나 활기차게 뻗어가다가 그 기운이 다하여 죽음에 이르는 것과 같다. 우리는 서둘러 카메라를 들고 사해로 들어가는데 물이 오금에 차니 뜨는 기분이 들기 시작하더니, 물이 허리에 차니 몸이 뜬다. 모두 물에 둥둥 떠서 눕고 엎드리고 하면서 다시 못 올 길이라 생각하고 사진들을 많이 찍었지만 쓸만한 것은 한 장도 없었다. 디지털 카메라가 없던 그 시절 네거티브 필름을 쓸 때인데, 이미 찍은 필림을 새것인 줄 알고 넣어 찍어서 사진들을 모두 버렸다. 이번 여행에서 큰 실수였다. 그래서 아깝게도 사해와 그 주변 사진들이 없다.

사해 물 밑바닥에는 하얀 소금이 모래 같이 깔려있었다. 독일인들은 이곳을 여러 번 와서 그런지 우리같이 물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저 멀리서 우리를 재미있게 구경하고 있었다. 오로지 한국 친구들만 소금 바다에 들어와서 그 신비로움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한국에 가지고 갈 사해 물 한 병을 담았다. 사해에 들어갈 때 주의 사항은 눈에 소금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나도 조심은 했지만, 한쪽 눈에 소금물이 살짝 했는데 열이 나고 따가웠다. 곧 눈물이 나서 씻어졌지만, 심하면 빨리 나가서 민물로 씻어야 했다. 피부병에 좋다는 진흙 목욕을 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 팀은 시간이 없어서 해보지는 못했다. 단체는 늘 시간에 쫓기는 것이 못마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