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시럽(고로쇠 물)

◈Maple syrup Farm(고로쇠 농장)  3.31, 2018                       
3월이 다 가는 어느 좋은 날 산책 겸 가까운 Milton 지역의 Maple Syrup 농장으로 갔다. 바람결은 좀 쌀쌀 하지만 따사로운 햇빛에 언 땅은 녹아내리고 하늘 높이 뻗어 오른 앙상한 단풍나무들은 한겨울 추위를 견디어 내고 봄맞이를 서두르고 있었다. 나무마다 매달린 통에는 땅속 깊이에서 끌어올려진 단물(水液)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설탕 단풍나무(Sugar Maple Tree)와 고로쇠

한국에서는 설탕 단풍나무를 고로쇠나무라고 한다. 같은 종류의 단 단풍나무이지만  겉모양이 살짝 다를려고 하는 것은 자연 환경이 서로 다른 토양에서 살아서이며, 수액의 미네랄 성분은 거의 같다. 고로쇠 나무에 얽힌 재미있는 옛날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해 본다.

"신라 말기의 승려, 도선국사가 좌선을 마치고 일어서는데 무릎이 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근처 나무가지를 잡았는데 그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넘어졌는데, 그 부러진 나뭇가지에서 물이 이 떨어지기에 받아 마시니 무릎이 펴지고 원기가 회복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무를 뼈에 유익한 나무라는 뜻으로 골리수(骨利樹)라고 부르다가 순수한 우리 말 '고로쇠'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윤주복, 나무해설도감에서) 

 

 

해마다 Maple syrup 축제는 3월 첫 토요일부터 시작하는 봄방학과 함께 시작한다. 한 주간의 축제가 끝나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곳은 4월 중순까지 주말에만 갈 수 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농장은 아무 때고 방문이 가능하다. 3월 봄이 시작하는 철에는 산책 삼아 다녀올 만한 곳이다. 이곳저곳을 돌아보고 우거진 Maple 숲 속에 있는 Pan cake 식당에 이르렀다. 여기에 온 분들은 모두 Pan Cake를 맛보러 오고 있었다. 방금 구워낸 Pan cake에 신선한 Maple Syrup을 부으니 한 맛을 더 해 주고 있었다.           

Sugar Maple Tree는 단물이 나오는 설탕 단풍나무이다. 단풍(Maple) 나무는 종류가 많지만, 단물이 나오는 Sugar Maple(설탕 단풍) 나무는 따로 있다. 단물은 봄부터 가을까지 받을 수 있지만 봄에 오르는 단물이 제일 좋다고 한다. Maple Syrup은 설탕 단풍나무에서 받은 물(樹液)을 끓여서 수분을 증발시키고 당분을 농축한 것이다. 자기 마당에 한 두 그루의 고로쇠나무를 가진 가정은 해마다 단물을 받아서  부엌에서 끓여서 시럽을 만들어 먹고 있다. 좀 더 많은 단풍나무를 가지고 있는 집은 자체 생산을 해서 가내 수공업 형태로 시럽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그러나 수백수천 그루를 가진 농장들은 기업화되어서 자동 기계로 생산을 한다. 받아진 단물을 설탕과 물 분자를 분리하는 역삼투압 장치를 거치면서 단물을 농축하여 대량생산된다.

               

Maple syrup은 전 세계 생산량의 80~90%가 캐나다에서 생산된다. 엄격한 관리에 따라 생산된 Maple Syrup은 가공되어서 온 세계에 건강 보조식품으로 수출되고 있다. 캐나다의 퀘벡주는 북미에서 Maple Syrup의 대 생산지이다.  캐나다는 어디서든지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단풍나무가 많아서 나라의 상징으로 붉은 단풍나무 잎으로 국기를 만들었다.

              

 

단풍나무가 사람에게 끼치는 건강식품으로서의 가치 또한 크다. 모든 나무는 겨울 동안 쉬고 있다가 봄이 되면 깨어나 생명의 활동을 시작한다. 뿌리에 모인 물을 가지로 보내려고 뿜어 올리는 그 물을 사람이 나무에 상처를 내서 받아 낸다. 나는 어렸을 때 한국에서 어른들과 싹이 푸릇푸릇 나오는 봄에 강과 숲이 어우러진 골짜기에서 자작나무에 상처를 내서 받은 물을 마셔 본 적이 있고, 또 다래 줄기 물도 받아먹어 본 적이 있다. 모든 나무의 수액에는 어느 정도의 미네랄은 있겠지만, 꿀이나 설탕을 대신할만한 자연 건강식품으로서는 고로쇠 물만 한 것은 없다.

               

아직 눈이 하얗게 쌓인 메이플 농장에서 여는 축제에는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또 체험 행사를 제공하는 농장들은 아이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메이플 시럽으로 여러 가지를 만들어 먹어보는 경험을 해 보는 것은 재미있다. Maple Syrup 축제를 여는 크고 작은 농장들은 우리가 사는 Toronto 주위에도 가깝게 멀리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하나님은 인간이 자연을 통해서 먹고살 수 있는 먹거리들을 풍성히 주셨다. 우리가 남미 다섯 개 나라에 단기선교를 가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그들의 음식을 함께 먹고 살면서 알게 된 것은, 같은 것도 있지만 우리에게 없는 것들이 여기는 있어서 신기하여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베네수엘라에서 단기선교를 할 때 우리 팀이 오전 활동을 끝내고 현지 교회에서 만든 점심을 먹는데 안남미 밥과  국 한 사발이다. 그 국은 참치와 감자로 만든 국이다. 나는 처음 먹을 때 감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맛이 약간 달라서 물어보니 감자가 아니고 유까라는 뿌리식물이었다. 유까는 껍질이 두껍고 좀 흉하게 보이는 뿌리식물이다. 유까는 여기 사람들에게 감자를 대신하고 있었다. 남미에는 유까 밖에도 여러 나무뿌리식물들과 나무 열매들이 있었다. 북미에는 Sugar Maple Tree가 있다. 이 땅에서 살아오던 원주민(the indigenous people)들은 자연의 지혜를 통해 이 Sugar Maple 나무에서 단물을 받아서 마시다가 끓여서 syrup을 만들어 보관하여 먹을 줄 알게 되면서 몸에 필요한 미네랄 영양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북미에 도착한 유럽 백인들이 새 환경에서 병들고 영양부족으로 죽어 나갈 때 이때 원주민들이 그들에게 양식과 함께 소개해 준 것이 바로 이 메이플 시럽이다. Maple Syrup은 자연이 우리에게 값 없이 주는 건강식품이다. 

 

♥메이플 시럽의 영양
과학의 발전과 함께 이 보잘것없는 고로쇠 단물이 우리 몸에 좋은 영양가 많다고 알려지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Maple Syrup의 당도는 66 브릭스이며, 꿀보다 열량이 적고 미네랄은 더 많으며, 어떠한 첨가물(화학물, 방부제)도 사용하지 않는 100% 자연제품이다.

메이플 시럽이 가지고 있는 우리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표

▶ 브릭스(Brix)--100g의 액체속에  들어 있는 설탕 농도가 몇 g인지를 나타내는 단위 표시. 예를 들어 캐나다 메이플시럽의 표준 당도가  66g이면 단맛의 성분이 66%라는 뜻이다. 단위 표시인 Brix는 독일 과학자 Adolf Brix (1798-1870)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망간, 아연, 아미노산, 단백질, 유기산, 비타민 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건강에 좋고, 망간, 아연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중요 한 성분이다. 이 하나하나의 성분들이 우리 몸에 어떤 좋은 역할을 하는지는 사이트에서 찾아보면 자세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메이플 시럽 등급의 기준이 연방정부와 지방 정부에 따라 조금 다르다. 대개 지방은 4등급, Light(연한), Medium(황금색) Amber(호박색), Dark(짙은). 캐나다 연방정부 식품 검사 청(CFIA)은 메이플 시럽을 삼 등급으로 나눈다.
 Canada No. 1 (Light 맑음)-달콤한 일반적인 메리플 시럽의 맛.

Canada No. 2 (Amber 호박색)-담맛이 조금 진한 메이플 맛.

Canada No. 3 (Dark 짙은 색)-단맛이 좀 세고 캐러멜(caramel) 맛이 실짝난다.

 

정부의 엄격한 등급제로 시럽이 외국에서 짝퉁으로 만들어지지 않도록 하려고 당도를 66 Brix의 기준이 지켜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메이플시럽 특유의 맛을 살리면서 깨끗하고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먹는 방법과 보관
메이플 시럽은 설탕과 꿀 대신이라 생각하면 된다. 메이플 시럽 캔이나 진공 포장된 제품은 실온에서 최소 3년 동안 보관할 수 있다. 뚜껑을 열었을 때는 반드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며, 냉장고에서 1년 정도 보관할 수 있다. 메이플 시럽은 꿀과 달라서 공기 중에 놔두면 곰팡이가 생긴다. 꿀은 천연 방부제를 가지고 있지만, 메이플 시럽은 그렇지 못하다. 

김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