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교회 12. 12 주일. 맑음
Timothy 형제(목회자)가 차를 가지고 우리를 데리러 왔다. 교회는 여기서 그리 먼 곳은 아니었다. 언덕 위 높은 곳에 있었고 주위에 마을이 크게 널려 있었다. 이곳 교회는 7시에 모여서 한 시 간 찬양, 8시에 한 시간 성경공부, 10시에 만찬 예배와 말씀 시간이었다. 우리는 10시 예배에 오게 된 것이다. 한 300여 명 이상의 식구들이 열심히 하고 있어서 주님께 감사를 드렸다. 한 자매가 주님을 찬양하는데 혼신을 다해 열정적으로 부르는데, 예배당 안이 좀 덥기는 해도 검은 얼굴이 땀으로 범벅이 되도록 찬양하는 그 자매의 모습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주님께서 그 자매를 축복하여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모두가 검은 데, 우리 두 사람만 다른 색깔이었다. 나는 설교를 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참석하려고 한 것인데, 말씀을 보라고 청하여 영어로 즉흥 설교를 하게 되었는데, 한 형제가 통역을 하느라고 어려움도 있어서 수고를 많이 하였다. 주님의 은혜를 나누는 즐거운 교제의 시간이 되었다. 예배가 끝나고 일일이 악수하는데, 한국 사람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하면서 모두 영어로 welcome, welcome 했다. 목회자는 아들을 시켜서 물 두 병을 사다가 주어서 고마웠다. 교인들이 어지간히 떠나자 나에게 자기네가 25명의 지진 고아들을 보살피고 있다고 하면서 우리를 데리고 건너편 집으로 갔다.
지진 고아들
한 채의 집에는 지진으로 버려진 어린 고아 25명을 돌보고 있었다. 갑자기 부모를 잃고 졸지에 고아가 된 아이들이 불쌍하였다. 그 환경이 너무 나빠서 마음이 아팠다. 하루에 두 끼니를 먹이고 있다고 했다. 주님께서 이들을 돌 볼 천사를 보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예배 뒤 팝콘을 튀기고 있었는데 한 컵의 팝콘이 이들의 오늘 점심이었다. 교회 지도자들은 나에게 이 고아들을 좀 도와 달라는 의논을 진지하게 하였다. 함께 의논하는 형제는 이름이 Mark로 여기 출신으로 지금은 마이애미에서 살고 있는데, 지진으로 world vision의 직원으로 여기에 파견되어 현지 자재관리 일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내가 당신이 일하는 World Vision에서 아이들 후원을 요청했느냐고 물으니 서류를 올렸는데 생각해 보겠다고 하면서 아직 아무 대답이 없다고 한다. 그 기관은 사사로운 곳보다는 좀 명분 있는 곳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기도하겠다고 하면서 마음에 깊은 동정심을 가지게 되었다. 엄청난 고난 속에서 살아난 이 귀한 생명들이 건강하게 자라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자녀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좀 도울 수 있을지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은 닭 한 마리에 채소와 쌀 잡밥 하루에 두 끼로 해결하고 있다.
12시도 지났고, 점심 먹을 때이기도 한데, 아무 소식도 없고, 그저 머뭇거리기만 한다. 내가 떠나주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디모데 목회자에게 당신의 집에 가보자고 하였다. 그의 집은 교회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길가 쪽 창문은 담을 쌓을 때 쓰는 시멘트 블록으로 쌓아 벽돌에 난 작은 구멍으로 밖을 내다볼 수 있으나 밖에서는 안을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들어오는 빛이 적은 집안은 낯인데도 컴컴하기만 했다. 마침 정전이어서 불도 켤 수가 없었다. 벌써 한시가 지나는데도 무엇을 좀 먹자는 소리가 없다. 사실은 이들이 만드는 원주민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청하지를 않는다. 대접해 주면 밥값을 톡톡히 낼 텐데 말이야, 무엇을 마실 것을 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생활이 어려워서 점심은 안 먹고 사는지, 아니면 대접해 줄 만하지 않아서 인지, 잘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커피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있다고 한다. 자매가 끓여 온 커피는 입에 맞지 않았지만, 감사하게 마셨다.
나는 디모데에게 시내 구경을 좀 나가자고 하였다. 디모데 형제와 아들, Mark 형제와 우리 다섯이서 떠났다. 우리는 차로 시내를 돌아보기로 했는데, 나는 지진 피해가 난 시내 중심에(down Town) 가보자고 했더니, 지금은 자기들도 위험해서 차를 가지고 그곳으로는 갈 수 없다고 하면서 나에게 양해를 구하였다. 우리는 좀 안전한 위 동리(Up Town)를 돌아보기로 하였다. 우리를 미국 대사관의 정원으로 데리고 갔다. 정원은 아름다운 꽃들로 조경이 잘 되어 있었다. 프랑스 사람들이 서아프리카에서 데려온 흑인들이 사탕수수를 짜서 설탕을 만들 때 쓰던 기구들을 전시하여 놓고 있었다. 디모데 형제는 우리 조상들이 노예로서 이렇게 힘들게 일했다고 말할 때, 그의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것을 보면서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민족들이 다른 민족에게 저지른 악행들은 보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나는 모르겠다. 가톨릭을 믿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남미와 아프리카에 저지른 만행은 천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기독교를 믿는 영국이 아프리카와 중국에 저지른 일들도 천벌을 받아야 할 일이다. 특히 영국이 중국에 아편을 들여보내 순진한 중국 백성들을 아편 중독자로 만들어 갔던 악행은 역사에 길이길이 남아서 오늘날 복음 전도에 걸림돌이 되는 값을 치르고 있다. 영국이라는 나라와 그 지도자들이 저지른 악행들을 하나님은 알고 계신다. 식민 제국주의를 했던 유럽제국이 이제 모슬렘에게 정복당해가고 있음을 보면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 저지른 죄에 대한 값을 치르고 있다고 믿어진다. 물론 기독교인 영국 청교도들이 북미 대륙 원주민들에게 저지른 죄에 대한 대가도 지금 아울러 치르고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믿는 백인들이 안 믿는 살인 침략 제국주의 자 왜인과 아무것도 다를 것이 없었다, 저들이 믿는다는 것은 무슨 뜻이 있는지, 헛된 일이 아닌가! 마음 아픈 일이다.
차에 기름을 넣으려고 주유소에 들렀다. 나는 거기서 U$50을 바꾸니 2000구루드가 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여기 어디 햄버거 집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있다고 했다. 차는 다른 길로 내려가 Epidor in Petion-Ville이라는 곳에 가니 그럴듯한 햄버거 집이 있다. 나는 모두에게 햄버거를 먹자고 청했다. 현지인이 하는 햄버거 집에는 이곳 젊은이들, 외국인들도 몇 사람이 보이고 있어서 여기는 사람 사는 것 같았다. 우리 두 사람의 햄버거와 세 사람의 서브마린 콤보의 값은 760구루드(U$ 20)였다. 디모데 목사에게 기름을 넣으라고 700 구루드를 주었다. 디모데 목사는 아이들을 위하여 기도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고, 나는 아이들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기네 교회는 오후 5시에 다시 모임을 가진다고 하여 3시 반 경 우리를 NGO Center에 데려다주는 것으로 아쉽게도 헤어져야만 했다.
김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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