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 선교 학교

한국 기독교 선교학교

McCafee 선교사는 성경학교를 하려는 열망을 가지신 분이었다. 그러나 그의 열망은 현실성이 없는 허상에 불과했다. 매카피 선교사는 가끔 선교부 직원들과 성경말씀을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성경학교를 하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분이 생각하는 성경학교란 인적 자원과 인프라를 갖춘 것이 아니고 사랑반 성경반 같은 것이었다. 매카피의 뜻에 따라 1965년에 형제자매 10여 명으로 사후동 성경반이 시작되었다. 이 성경반을 나중에 내가 선교학교라고 이름 지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다. 공부하던 양평 출신의 김영철형제가 군에 입대하여 군종 하사로 군교회에서 복무하고 싶어서 성경학교 졸업장을 만들어 달라는 편지가 욌다. 그래서 그 형제를 도와주려고 수료증을 인쇄하면서 내가 [한국 기독교 선교학교]라고 이름 지었다. 수료증에 선교부의 큰 도장과 매카피의 영어 사인이 효과가 있었는지 김영청형제는 군 교회에서 편하게 복부 하다가 제대하였다.

 

서울에 있는 어떤 선교사들은 성경에 성경학교가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지만, 엠마오 성경학교는 왜 비판하지 않는지 의문스러웠다. 그러나 마나 매카피는 묵묵히 일해 나아갔다. 시간이 가면서 사후동을 거쳐 간 사람들은 사후동 출신이라는 별명이 붙여지기 시작했다.

그때 사후동에 모여오는 모두가 대체적으로 가난하고 교육 수준도 아주 낮은 농촌 형제자매들이 었다. 구원받은 뒤 복음을 전하며 살아야 한다는 믿음 하나만 크게 가지고 있었다. 이런 사람들 가운데서 주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전도하는 일꾼들로 세워서 일하게 하셨다. 그때 모두는 생활에 대한 아무 준비도 없었지만, 주님만 바라보고 믿음으로 나아가는 용기가 있었다. 이런 일꾼들로 인하여 오늘날 한국 형제교회 교회사의 한장을 열게 되었다.

 

한국 기독교 선교부 선교 학교에 공부하러 온 학생들의 생활을 돕기 위하여 오전에는 공부하고 한주에 이틀은 오후에 농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자급자족하게 했다. 그리고 한 주에 두 번은 축호 전도나 노방전도, 가끔은 수원 기독교 병원 전도도 다녔다. 학교는 특별한 학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는 대로 가는 대로 자유롭게 배웠다. 그때 매카피 선교사가 주로 가르치고 통역은 주로 김규환 형제가 했고, 또 아직 영어가 성숙되지 않은 가정부 김흥자가 통역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 교재라든지 커리큘럼이라 것도 구체적으로 없고 그저 경건의 시간 스타일로 가르쳐졌다. 가르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 분이 가르치는 것을 배웠다. 사후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교사 은사를 가진, 교육이 무엇인지를 아는 영적 선생은 있어 본 적이 없었다. 서울에 계시는 제임스 형님이 가끔 오셔서 예언적인 은혜로운 말씀들을 가르쳐 주시곤 했다. 하도 가르칠 사람이 없으니까 나 같은 부족한 사람도 자주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했다. 그때 서울에는 미국 형제들이 운영하는 엠마오 성경학교 출신인 세 명의 선교사들이 엠마오 통신 학교 문서선교 사역을 하고 있었다. 그 분들이 가끔은 사후동에 오곤 했지만, 매카피 선교사와 동역을 한 적은 없었고 더욱이 선교학생들을 가르친 적은 없었다. 그분들은 엠마오 성경학교가 3년 과정일 때 졸업한 분들로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을 모아 가르치는 일을 한 적은 전혀 없고, 문서선교에만 열중했다. 세계적으로 형제교회는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기독교 신학이란 학문의 제도권 교육 시스템을 배타하므로 자체 교육기관을 만들지 않는다. 성경학교를 하더라도 소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또 학문적으로 우수한 학자나 교육자를 길러낼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므로 학문적으로 볼 때는 프로는 없고 아마추어들만 있는 세계라고 할 수 있다. 필요한 지식은 프로들이 있는  교파의 신학자의 것을 빌려다 쓰면서 자족하는 편이다. 이런 경우를 철학에서는 [지식 구걸]이란 표현을 쓴다. 즉, 자기의 사상이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 반대편의 주장이나 이론을 끌어다 쓰는 경우를 말한다. 신학이란 학문을 비판하면서도 필요한 지식을 끌어다 쓰는 것은 눈 감고 아웅 하는 격이다.

때때로 형제교회의 우수성을 이야기하려고 누구누구의 이름을 예를 들기도 하는데, 그런 분들은 다 형제교회가 비판하고 배타하고 있는 제도권의 교육기관에서 이미 배우고 훈련된 분들임을 알자.

 

1965년 이때 사후동교회는 전심 목회자를 필요로 하고 있었고, 마침 매카피 선교사도 안식년으로 미국에 일년 가시게 되어서 선교학교를 맡아 지도할 일꾼도 필요하였다. 이때 부평교회에서 목회하던 이종섭 형제가 사임하게 되어 사후동으로 와서 한동안 사후동 교회와 선교학교를 이끌었다.

▶이종섭형제는 경북 의성출신으로 건축 페인트칠이 원래 그의 직업이었다. 주님께로 돌아와서 대구에서 딕욕 형제의 선교훈련학교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그에게는 복음 전도자로서 은사가 나타났다. 그 뒤 부평교회에서 사역하다가 교회에서 이종섭 형제를 내보내야 하는 일로 강태훈 원징이 나에게 의논해 왔다. 그래서 매카피 선교사에게 의논하여 사후동으로 오게 하였다.

 

한국 기독교 선교학교는 훌륭한 스승은 없었지만, 배우고 싶어서 모여 한 솥밥을 먹으며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누가 잘 가르쳐서가 아니라, 각자 주님 주시는 은혜를 따라 함께 살며 부딪히면서 스스로 믿음이 자라갔다. 이렇게 스스로 자라갈 수 있는 환경과 도전 그리고 원인 제공을 하여주신 분이 매카피 선교사였으므로 그 분의 사랑과 헌신을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주님은 매카피 선교사로 하여금 어려운 한국 형제자매들을 도우면서 구원의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은 사후동 골짜기를 통하여 한국 형제교회의 역사에 남을 많은 일을 하셨다. 매카피 선교사는 교육자는 아니지만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은 대단했다. 지금 돌아보면 해야 한다는 열정보다 가지고 있는 지적 자산이 너무 없었던 것이 아쉬운 일이었다.

김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