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uavadis(쿼바디스) 기념 회당
카타콤에서 로마 남쪽으로 내려가는 Appia 길에 있는 Quavadis 기념 회당에 들렸다. 이 자리가 베드로 행전에서 예수 님과 베드로가 극적으로 만난 장소로 그때 예수님의 발자국을 남겼다고 로마 가톨릭이 주장한다. 예수 님의 '발자국'을 보관하려고 1637년에 이 회당을 지었다. 이 세상에 예수의 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곳은 두 곳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하나는 예루살렘 감람산 위에 있는 모슬렘의 조그마한 회당(예수 승천 기념 회당)과 여기에 있는 데 모양이 같지 않다. 두 곳은 사람이 기념으로 만든 조작품으로 그러려니 해야지 그 이상은 어리석은 경지가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은 다 로마 가톨릭이 성자의 유해나 유물을 신성시하는 데서 만들어낸 우상적이고 미신적인 결과물들이다. 이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쿼바디스 회당이 지어지게 된 연유와 동정 성인의 제도가 생겨난 배경과 베드로가 십자가 거꾸로 매달려 순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신약 외경 [베드로 행전]을 살펴본다.
회당에 들어가면 앞쪽 제단 오른쪽에는 예수 님이 달리신 십자가 그리고 왼쪽에는 베드로가 거꾸로 매달린 십자가 그림이 걸려 있다.
회당 문에 들어서면 가운데 복도 좀 뒤쪽에 예수님의 발자국이라는 것을 보관하고 있다.
▶1980년에 본(그곳에서 산 그림엽서) 발자국(왼쪽)이다, 지금은 그 발자국을 이렇게 새롭게 만들어 꾸며 놓았다.
♣ 정경과 외경에 대한 이해
▶ 정경(正經, Canon)
그리스도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성경전서는 신구약 66권을 말한다. 구약(Old Testament) 39권, 신약(New Testament) 27권이다. 구약성경은 A. D. 90년 이스라엘의 얌니아(Jamnia)에서 39권을 정경으로 확정했다. 그러나 유대교는 구약 39권 가운데 24권 만을 유대교의 정경으로 인정하고 신약은 배척하고 있다. 신약성경은 A. D. 397년 북아프리카 칼타고(Calthago)에서 27권으로 확정되어 기독교의 경전 66권이 되었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교는 외경 7권을 제2경전이라 하여 정경에 버금가는 권위를 부여하여 구약에 더하여 46권이 되었다. 그래서 기독교와 로마 천주 교가 다른 것이다. 가톨릭과 동방교회 등에서는 구약 외경에 대해서 견해가 일치하지 않아서 권수가 다르다. (외경 7권-토비트, 유딧, 마카오 베오상, 하, 지혜서, 집회서, 바룩)
▶ 얌니아(Jamnia) - 욥바와 가사 사이의 지중해 바다가 마을로 지금은 야브네(Yavneh)라 부름
▶ 구약 외경 (外经, Old Testament Apocrypha)과 위경(伪经, Old Testament Pseudepigrapha)
이 문서들은 그약의 마지막 선지자 말라기로부터 예수님이 오시기 전까지 즉, 신구약 중간기(Intertestamenta Period)인 400년 동안에 써진 것으로 본다. 외경은 정경에 들 수는 없지만 읽어서 유익하고 좋은 책이라고 루터는 말했다. 외경은 17권으로 분류한다. 외경에 대해서 동방정교회는 그렇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로마 가톨릭(라틴)은 크게 관심 가져서 외경 가운데 7권을 선택하여 구약에 포함했다. 그래서 로마 가톨릭은 정경을 제1경전이라 하고, 외경을 제2경전이라고 하면서, 정경과 같은 자격과 권위를 부여하고 있다.
위경(僞經)은 거짓된 책이란 뜻이다. 위경은 해괴한 내용을 담은 책들로 흥미위주의 신비로운 이야기들로 꾸며진 소설들이다. 이런 글들은 대략 B. C. 2세기부터 A. D. 1세기 사이에 써진 26권의 책들을 위경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기간에 희랍의 침략, 마카비 혁명, 예루살렘 멸망과 세계로 흩어진 디아스포라 유대인, 등 엄청난 일들을 겪으면서 함께 많은 글들이 써져서 소설화되었다.. 이것들을 모두 위경이라고 부른다. 특히 위경은 중간기 가운데 B. C. 2세기 이후 로마시대의 기간에 많이 생산된 것으로 본다. 한 가지 놀라운 일은 그 많은 위경의 책들 가운데 단 한 권의 책도 누가 썼는지 이름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위경의 책들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위대한 인물들의 이름을 그 책의 저자로 내세우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아담, 아브라함, 이삭, 야곱, 모세, 솔로몬, 엘리야, 다니엘 등을 저자로서 내세우고, 실제의 저자들은 그 이름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 신약성서의 외경과 위경, (New Testament Apocrypha and Pseudepigrapha)
신약의 외경이나 위경도 구약과 같은 내용이다. 신약의 외경 가운데는 정경에 들어도 될법한 아쉬운 책들로 있다. 그리고 신화나 전설에서나 읽을 법한 조잡한 내용을 담은 위경들도 많다. 대체적으로 신약 외경과 위경들은 복음서라는 이름이 붙은 16권 정도, 행전이라고 붙은 27권 정도이고, 그 외 유사 문학전집들이 20개 이상 있다. 그런 위경 가운데는 영지주의를 드러내는 베드로 복음과 이집트 복음 등이 있는데, 50여 편의 나그 함마디(Nag Hammadi) 사본에 포함되어 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 승천하신 뒤에 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듣고 본 경험들을 토대로 예수님과 사도들에 대해서 쓴 길고 짧은 소설들이다. 양피지 등에 써진 원본은 거의 없고 사본도 전체가 제대로 남아 있지 못하고 부분들이 남아있다. 아직 인쇄술이 발달하지 못하여 성경이 널리 보급되지 못했던 그때에는 이런 개인 작품들이 사실 여부를 떠나서 흥미 있게 읽히고 있어서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신약성경이 정경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런 야사들은 다 빼놓게 된다.
▶ 나그함마디(Nag Hammadi) 사본
이집트 북부의 나그함마디(Nag Hammadi) 마을에서 발견된 문서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1600여 년 전인 320년경 파코미우스(Pachomius, 292~364)가 수도원을 세운 곳이다. 1945년 한 농부가 하므라 돔(Hamra Dom)이라는 마을 근처에 있는 게벨 엣 타리프(Gebel et Tarif)라는 절벽 아래의 무덤 사이에서 커다란 항아리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 여러 가지 파피루스 문서가 들어 있었다. 발견된 문서들은 52종류로 모두 3~4세기경에 써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 문서들은 초대교회를 혼란케 했던 영지주의 문헌들이었다. 이 문서들 가운데는 진리의 복음서 (The Gospel of Truth), 도마 복음서 (The Gospel of Thomas), 야고보 외경(The Apocryphon of James), 요한 외경(The Apocryphon of John), 빌립 복음서(The gospel of Philip), 애급인 복음서(The Gospel of Egyptians) 등이 있는데, 그 가운데 '진리의 복음서'는 2세기 이단이었던 Valentius와 그의 추종자들에게 써진 책이다. 또 114편의 어록으로 구성되어 있는 영지주의 적 성격이 가득한 도마 복음서이다.
☞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도올, 김용옥이라는 한학자가 이 도마 복음서를 가지고 기독교를 교란하려고 못된 짓을 하였다.
▶ 외경 베드로 행전
'베드로 행전'은 우리 성경에는 들어 있지 않다. 베드로 행전은 180-190년경 써진 것으로 추정하며 1, 2부로 되어있다. 자료가 완전하게 남아 있지 않지만, 베드로가 예수 님 만났다는 이야기는 2부(35~39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전체 내용은 소설에서나 읽어 볼 법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로마 가톨릭이 외경이나 위경을 가까이하는 것은 당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들, 신화와 같은 허황한 이야기들의 역사적 근거를 얻을 수 있는 맞춤 자료들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베드로 행전의 영향으로 ‘동정 성인’이란 제도가 가톨릭에 생겨났고, 또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났다는 곳을 추정하여 쿼바디스 기념 회당을 세웠다. 이 회당은 전설적인 이야기를 시각화하여 역사적 사실이라고 믿게 만들려는 현상의 결과이다. 또 더 어이없게 만드는 일은, 예수님 ‘발자국’이라는 것을 보관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만들어 놓고 황당하게도 예수님 발자국이라고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감람산 위에 있는 발자국도 마찬가지이다. 로마 가톨릭이 생겨나서 가톨릭에서 이것이 예수 님 발자국이라고 말할 때까지, 사도들도 속 사도들도 초대교회에서 조차도 예수님 발자국 같은 해괴한 말을 한 적도, 보관한 적도 없었고, 더욱이그러한 기록도 없었다. 그런데 천몇 백 년이 지나서 가톨릭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대부분 주후 2세기 이후에 쓰인 소설 같은 위경에 근거하고 있다. 베드로 행전에는 개가 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창가에 매달린 훈제된 다랑어 물고기를 다시 살려내서 사람들에게 믿게 했다는(13장) 황당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쿼바디스 회당은 이런 외설적인 야사 '베드로 행전'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자. 그리고 발자국은 황당 그 자체이다. 이런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역사적 허구 위에 세워지고 차려진 곳에 어떤 목사님이 교인들을 데리고 가서 그 모형 발에 두 손을 얹어놓고, 주여∼ 주여∼ 했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교인들을 데리고 간 목사가 그러하니, 교인들이야 오죽하랴…. 기독교와 관계있는 유적지를 찾아볼 때는 미리 자료를 찾아서 공부를 좀 하여 역사에 대한 참 지식과 내용을 알아서 자신도 속지 말고 교인들에게 올바른 지식을 전달했으면 한다.
◐ 베드로 행전의 금욕 설교
1. 부부생활 거부
베드로 행전에 따르면 베드로는 로마에서 금욕생활에 관해서 설교했는데, 그의 가르침에 감명을 받은 많은 부인은 남편과 헤어지거나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거부했다. 그 가운데 로마 집정관이었던 아그리파의 애첩 4명도 떠났다. 이 일로 베드로는 집정관의 미움을 사게 되어서 베드로가 고난당하는 이야기로 꾸며졌는데,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인가! 아마 가톨릭에서는 이 행전의 영향으로‘동정 성인(童貞聖人)'이란 새로운 성인들의 제도가 생겨난 것 같다. 한국 천주교에도 동정을 지키며 부부생활을 하다가 순교한 동정 성자가 있었다.
2. 동정 성인(童貞聖人, virgin saint)
로마 가톨릭 성인들 가운데는 동정을 지켜서 성인이 된 분들도 제법 있는 데, 한국에도 동정 성인의 반열에 오른 부부가 있다. 가톨릭 초기 1798년 10월 서로 동정을 지키기로 맹세한 이순이 자매와 유충철 형제가 결혼하여 한 이불을 덮고 자면서도 동정을 지키려고 부부 관계를 하지 않고 천주님을 향한 열정으로 육신의 욕망을 참고 견디며 살다가 신유박해 때 유중철(22살)은 1801년 11월 14일, 이순이(20살)는 1802년 1월 31일에 각각 교수형으로 순교하였다. 천주님에 대한 열정으로 스스로 고자 되어서 정욕의 언덕을 넘어 자유를 얻었다니 얼마나 아름답고 위대한가!! 그러나 동정을 지키는 목적이 무엇을 얻기를 바라는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허망한 일일 것이다. (본인들의 실물 사진이 남아 있지 않아서 그린 초상화)
▶ 예수 님을 만난 베드로
베드로는 로마 집정관이었던 아그리파의 미움을 크게 사게 되어, 죽음의 위협을 느낀 베드로는 혼자서 로마를 빠져나가 성문을 나가다가, 로마로 들어가시는 주님을 뵈었다. 베드로가 '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쿼바디스 도미네)라고 여쭈었다. 주님께서는‘십자가에 못 박히려고 로마로 가는 길이네’라고 말씀하셨다. 베드로가‘ 주님, 십자가에 다시 못 박히시겠다는 말씀입니까?’라고 여쭈었다. 주님께서‘그렇소. 베드로, 나는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힐 것이요’라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제정신을 차린 그는 하늘로 오르시는 주님을 뵈었다. 마침내 베드로는 기쁨이 가득 차서 주님을 찬미하면서 로마로 다시 돌아가 붙잡혀서 십자가 형을 받게 된다.
▶ 거꾸로 십자가 순교의 신화
예수께서 베드로의 운명을 예고하셨다. (요한복음 21:18~19), 베드로는 집정관에게 잡혀가 사형선고를 받게 된다. 사형장에 들어선 베드로는 사형집행자들에게 머리를 아래로 해서 십자가에 못 박아 달라고 청한다. 흔히 베드로가 주님이신 예수와 똑같은 모습으로 십자가에 매달릴 수 없다고 고집하여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혔다고 전해지고 있지만, 외경 ‘베드로 행전’의 내용은 조금 다르다. "죄 많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거꾸로 태어났다. 그 결과 인간의 눈에는 '추한 것이 아름다운 것으로 악한 것이 선한 것으로' 뒤바뀌어 비쳤다. 그러니 죽을 때에도 세상을 거꾸로 살아온 죄인답게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베드로는 스스로 모든 죄인의 상징이 되어 십자가에 매달렸고,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들의 회개를 외치고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라고 소설은 끝난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이 소설은 종교적인 바람을 타고 베드로 신화가 만들어졌다.
♣ 영화 “쿠오바디스 도미네 (Quovadis Domine)”는 라틴어로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뜻이다.
폴란드 작가 '헨리크 셍케비치(Seinkiewicz, Henryk, 1846-1916)는 '쿼바디스' 소설로 1905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리고 잘 알려진 '쿼바디스' 영화는 이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며 일부는 베드로 행전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박진감 넘치는 장르로 구성되어 재미있고 볼만한 가치가 있지만 사실 내용은 Fiction(허구)이다. 영화는 기독교 핍박이 가장 높아지고 있던 네로의 기독교 탄압을 소재로 하여, 제정 러시아의 식민통치를 받던 폴란드 사람들의 고난을 그린 민족주의 문학 소설이다. 소설 속에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과 리기아 왕국 출신의 장사 우르수스는 박해받고 있는 폴란드인들을 상징한다.
♣ 다른 사도들로 인도, 애굽, 등 여러 나라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베드로보다 더한 고난과 핍박을 받으며 순교했다.
김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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