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회 방문기 1982. 9
일본이라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과 감정이 그리 좋은 나라는 아니다. 우리의 남해안을 끊임없이 침략하여 죽이며 약탈하던 저 왜국, 임진왜란, 국권 탈취, 한민족과 동남아에 저지른 저들의 만행에 대해서 지금도 사과할 줄 모르는 저 민족도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계시다는 데 우리의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이 민족의 국기는 일장기(日章旗)라 부르며, 흰색 바탕에 동그란 붉은 큰 점은 해를 뜻하며, 이름은 “히노마루(日の丸)라고 한다.
예로부터 태양신을 숭배해 온 왜국은 "해가 뜨는 나라, 태양이 나오는 곳"이라고 여겼고, 왜국 시조의 주신(主神)인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가 태양신인 것에 영향을 받아, 신사(神社)의 깃발로 사용되어 오다가 일본의 국기, [일장기]가 되었다. 왜국은 6,852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이며 이 가운데 혼슈, 홋카이도, 규슈, 시코쿠 등의 네 곳의 섬이 일본 전체 면적의 97%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섬들이 화산 활동을 통해 생겨났다. 일본의 인구는 약 1억 3000만 명으로, 세계에서 열 번째로 인구가 많으며, 서울은 도쿄이다. 일본의 정치 체제는 군주인 왕과 헌법이 양립하는 입헌 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천황은 아키히토이며 1989년 즉위한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아키히토는 공적 자리에서 스스로 백제의 왕손이라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일본을 이루는 네 개의 큰 섬 혼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인 홋카이도는 일본의 최북단에 있으며, 차가운 기후에 속해 겨울에는 날씨가 아주 춥고 여름에는 예외적으로 장마 기간이 없다. 바다 건너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접해 있고, 쓰가루 해협을 사이에 혼슈 섬을 마주 보고 있다. 일본 헌법 3장 20조에 따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어서 지정된 국교(國敎)는 존재하지 않으나, 주된 종교들은 신도(神道)와 불교이며 90% 이상이 신도를 믿고 있다고 본다. 일본 사람에게 종교는 생활의 일부로 섞여있으며, 여러 개의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흔하다. 이런 사람들은 결혼식은 기독교식으로 치르고 장례식은 불교식으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
♣ 우리 팀이 한 달간 머무르면서 위로 홋카이도로부터 아래로 후쿠오카까지 찾아본 여러 지역들이 위 지도에 어지간히 나타나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일본에 가면서 우리 모두가 일본에 대해서 너무 아는 것이 없었던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때 우리 모두는 그만큼 세계관이 좁았다.
일본으로 떠나기에 앞서 9. 6–12 주일
그동안 일본 교회의 초청을 받고 출국 수속을 하던 6명의 비자가 나왔다. 그때에만 해도 비자를 받는데 여러 가지 서류가 필요했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지금은 아주 살기 편한 세상이다. 아래에 있는 두 장의 서류. 일본 초청장, 선교부 출장증명서는 우리 팀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여러 해 전부터 일본 형제들이 한국교회를 방문하더니, 매년 한국의 목회자들을 초청하고 있었다. 이번에 여섯 명을 초청하는 것은 많은 수였다. 우리 팀은 노량진의 이민자 자매, 문덕무, 차갑술, 김종만, 조병현, 김제화 이렇게 여섯 사람이었다. 우리 방문 기간은 6월 14일부터 7월 13일까지 꼭 한 달이었다. 우리 가운데 김종만 형제는 두 번째로 가는 형제로 누구보다도 특혜를 누리고 있었다.
나는 일본 방문을 앞두고 서독에서 다친 허리가 요즈음 좌골신경통이 생겨서 활동에 몹시 불편을 느끼고 있는데, 일본에 가서 활동하며 움직이는데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아무리 초정으로 간다고 하여도 개인적으로 경비가 있어야 선물들도 좀 사야 하는데 아직은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런데 며칠 뒤 일본을 가게 되는 나를 위하여 서명수형이 일부러 오산으로부터 올라와서 50,000원을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오늘 주일인데 이름 없이 어떤 자매가 일본 여행 경비로 쓰라고 2만 원을, 그리고 교회에서 5만 원을 주었다. 내일은 일본을 가는 날이어서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구로교회 염일부 형제가 점심을 초대해 주고 2만 원의 교제를, 김종덕 형님이 일본 돈 ¥20,000을, 이중호 형제가 5만 원, 김형숙 자매도 만원을 교제해 주어서 모두 고마웠다. 주님께서 빈손인 이 나그네를 이렇게 축복하여 주셔서, 일본 형제들에게 줄 인삼차, 김 등 준비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해 주셨다.
일본으로 가는 날 9.14. 화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마음마저 가볍다. 나는 해외여행이 두 번째이지만 이번에 처음 비행기를 타는 분들은 설레는 마음들이었다. 우리는 기내에서 재미있는 교제들을 하면서 두 시간 여 날아 나리다 공항에 내렸다. 혼죠 모임의 미자와, 아사까, 형제들과 무까이 자매가 미니버스와 자가용을 가지고 와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었다. 동경 시가지를 빠져나가는 데는 교통이 몹시 복잡하여 시간이 많이 걸렸다. 멀리 왕궁도 보였다. 고속도로 변의 농촌 풍경은 한국과 같아서 낯설지가 않았다. 일본 형제에게 지도 하나를 부탁하였는데 휴게소에서 아사까 형제가 일본 지도를 사다가 주어서 고마웠다.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떠나면서 나는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중학교 때 기초를 배운 적이 있어서 우선 글자가 낯설지를 않아서 좋았다. 산이 수려하고 골짜기들이 깊어서 강원도 같은 지방이었다. 군마껜 혼죠 도시에 도착하였다. 교회는 2-3층을 세를 내어서 쓰고 있었다. 우리를 3층에 우선 쉬도록 해 주었다. 얼마를 쉰 뒤 우리는 마실 것이라도 좀 주려나 하고 기다렸지만 두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와 보지를 않는다. 나는 한 두 형제와 내려가서 주변 구경도 하고 간단히 먹을 것도 사 오려고 하는데 문 노형이 일본 형제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려서 못 나가고 답답하게 3시간이나 보내는데 해는 지고 어두워졌다. 3시간이 지나서야 일본 형제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아래층에 내려가니 벽에는 한국 국기를 걸어 놓고 일본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글도 부쳐 놓았다. 긴 상에는 보트 위에 얹은 일본 식 회를 중심으로 하는 저녁상을 차려놓고 환영하여 주었다. 물 한 모금 주지 않고 굶길 대로 굶겨 놓고 일본식 전통음식을 차려 놓고 맛있게 먹도록 하려는 것 같았다. 조금은 속 뵈는 일이었다. 맛있는 회를 먹고 우리는 네기시 형제 댁에 와서 교제하다가 나와 조병현 형제는 미사와 형제 집에 와서 쉬었다.
미사와 형제 가정의 아침 6.15
좌골 신경통 때문에 아침은 움직이기가 좀 힘이 들었다. 아침은 두부를 잘게 썰어 넣은 된장국에 밥인데 수저가 없다. 여기 습관은 작은 그릇에 있는 국은 들고 마시거나 젓가락으로 휘저어서 먹는 것이었다. 우리는 불편해서 영어와 손짓으로 수저를 달라고 했더니 자매님이 가져다주었다. 김은 우리가 먹는 크기보다도 1/4 정도의 크기로 구웠는데 푸른 해파리가 많이 섞인 김이었다. 그리고 청국장은 생것으로 그대로 먹는데 진이 쭉쭉 일어나는 청국장을 먹어보니 비려서 다시 먹고 싶지가 않았다. 영양은 익혀먹는 것보다 더 많다고 하지만, 우리가 습관이 안 되어서였다. 우리 한국 밥상과 그렇게 다르지 않아서 편하고 좋았다. 아침부터 나그네들을 위하여 음식 준비를 한 형제자매에게 고마운 마음이었다. 가져간 인삼차와 김을 드렸더니 좋아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한 10 여분 산책하고 돌아오니, 미사와 형제가 일본은 오늘 경로 일인데 휴일이어서 일일 수양회를 하는데 그리로 가게 된다고 하였다.
루메다 수양회
수양회가 열리고 있는 루메다는 한 참 길이었다. 이 지역에 있는 교회 형제자매들 400여 명이 모처럼 모여서 즐거운 교제들을 나누며 말씀 듣기에 열중하고 있어서 알아듣지는 못해도 마음만은 흐뭇하였다. 약간의 여독과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답답함인지 졸음이 내 영혼을 시험하고 있었다. 오후 쉬는 시간에는 밖에 나가서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바람을 쐬었다.
하마다니 교회 6. 16 목.
오늘은 우리가 하마다니 라는 시골 도시로 왔다. 이곳에는 한국을 가끔 찾아와서 은혜로운 말씀을 나누어 주던 나리다, 오찌와이 형제님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며, 교회가 있는 곳이다. 오찌와이 와 나리다는 처남 매부 사이로, 오찌와이 형은 신문 지국을 운영하고 있었고, 처남이 되는 나리다는 교회의 목회자로 수고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찌와이 자매는 동경에서 사업도 하는 활동적인 가정이었다. 그리고 동경에서 음악을 전공한 예쁜 딸이 마침 집에 있어서 피아노를 부탁해서 찬송 몇 장을 부르면서 시간을 달랬다. 교회에서 저녁 집회가 열렸다. 나에게 설교 순서가 주어져서, 나는 며칠 사이에 일본이 우상으로 가득 찬 세상을 보고 느낀 바가 있어서, 에스겔 8장에서 우상숭배가 멸망을 가져오므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어 구원을 받으라고 전했다. 차갑술 형님이 통역을 해주셨다. 집회 후 여러 사람들이 불신자가 셋이나 나왔는데 메시지가 좋았다고 말하기에 주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일본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신사와 불교 그리고 미신들이었다. 이런 사회 속에 그리스도인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할 일이었다.
김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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