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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선교/2003-2004

알잔 소학교 2003

알잔 소학교 키보드 녹음기 책상 걸상 선물

지난해(2002, 11.) 토론토 동산교회 안 목사와 김장으로 부부의 방문 때 알잔 소학교를 찾아보았다. 펑친 자매의 동창이 지금 교장을 하고 있었다. 선생 사무실은 창고나 다름없이 어수선하였고, 망가진 발 풍금이 이 학교의 악기의 전부였다. 교장과 선생들과의 대화에서 교장이 키보드 하나를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옆에 있던 여선생은 영어를 가르치는데 영어교재 카세트는 있는데 들려줄 녹음기가 없다면서 영어 학습을 위해서 녹음기가 달린 라디오 한 대 사달라고 부탁하는데 그 표정이 너무 간절하였다. 나는 교장에게 필요한 학습 도구를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중국은 선생 공자(월급)만 주고 그 외 학교 비품은 학교가 알아서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여기는 산골 농촌이고 생산 공장도 없고 지원을 받을 곳이 전혀 없어서 학교 운영이 어렵다고 말한다. 이 사정을 들으시고 키보드와 녹음기를 사주도록 1500원을 나에게 주셨다.

 

오늘(2003.3.21.) 토론토 동산교회 기부한 자금으로 알잔 소학교가 필요로 하는 학습 도구 키보드와 녹음기를 사서 가져가는 날이다. 알잔 교회 펑친 자매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물을 학교에 주는 증정식을 하고 교장 집에서 촌 간부와 함께 식사하게 된다고 알려 왔다. 우리는 그저 학교 교장에게 주고, 알잔 교회 수요 저녁 집회를 하고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대단한 것도 아닌데 증정식을 한다니 좀 번거로운 생각이 들었다.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

 

학생들 앞에서 교장이 나를 소개한다, 캐나다에서 고향인 목단강에 와서 양로원을 하고 있는 김 원장께서 우리 학교를 생각하여 키보드와 녹음기를 가지고 오셨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키보드와 녹음기 전달식을 하였다. 임 구현() 교육위원회 간부와 교장이 한 마디씩하고 나에게도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해서 간단하게 격려의 말을 하였다. 이 증정식은 운동장 양쪽에 높이 매단 두 대의 8인치 스피커로 촌 구석구석까지 전해지고 있었다. 지방 신문 기자가 취재하고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었다. 뭐 대단한 일이라고.

증정식을 마치고 우리는 교장 집에서 준비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교육위원회와 학교 간부들 그리고 알잔 촌 공산당 서기가 함께하여 서로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날 우리는 가난하여 학비를 못 내는 7명에게 일 년 학비 200원씩을 내 주기로 했다. 이 당시 중국 소학교 일 년 수업료는 200원인데 이 수업료를 제대로 낼 수 없는 어려운 아이들이 곤란을 겪고 있어서 장학금으로 돕기로 했다. (장길준 $300 장학금 기부) 수요 저녁 집회에는 교장도 초청하여 놓고 복음을 전하였다. 우리는 선교 일을 하는 가운데 중국의 현실에서 선교의 know how를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었다. 지역사회의 필요를 돕는 것이 간접 선교의 길이며, 주민들과 좋은 관계는 우리 사역의 보호막의 좋은 환경이 된다는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깝고 먼 마을에 소문은 좋게 퍼져서 주민들이 우리를 알고 우리에게 호의적으로 대하고 있었다. 이런 일들로 우리는 알잔이 마치 내 마을같이 편하게 활동하게 된 것은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오늘 우리는 선교를 어떻게 하는지를 배우는 보람 있는 날이었다.

 

                                                          학교와 촌 간부들과 함께

 

알잔 소학교 책걸상 선물 12.29 2004

알잔 학습을 하고 간 차 목사가 이 학교 사정을 알고 춘천교회에서 가난한 알잔 학교에 책걸상을 만들 자금을 보내와서 오늘 증정하게 되었다. 이 학교의 교장과 우리의 동역자 펑친과는 동창으로 이들은 지금 45세로, 이분들이 일학년 때 쓰던 책걸상을 지금도 쓰고 있는데, 한마디로 맨 종이를 놓고는 글을 쓸 수 없을 만큼 패이고 낡아 있었다. 도움을 요청하여서 그동안 준비한 것이다. 공장에 싣고 와서 학교 운동장에 내려놓았다. 마을의 학부형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모여 와서 구경하면서 좋아하고 있었다. 학생들을 정렬시키고 선생들과 촌 간부들이 모인 가운데 책걸상 55쌍 증정식을 하였다.

 

 

이 학교가 생긴 뒤 반세기 만에 새 책걸상으로 바꾸는 역사적인 날이기도 했다. 촌 간부들과 학부형들이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학교에서 감사패를 주었고 학교와 촌 간부들과 함께 교장 집에서 마련한 풍성한 음식을 나누며 우의를 다졌다. 전에 키보드 사준 일로 이미 촌민들이 우리를 잘 알고 있던 차에 이번 일로 이젠 우리는 이 마을의 한 식구 같이 되어서 전에는 좀 피하여 다니었는데, 이제는 스스럼없이 다니는 여유를 누리게 되었다. 이제는 내 차가 지나가면 촌민들이 인사를 하고 아는 척해서 마음이 푸근하였다. 이 일로 교회도 조금은 부흥되어가고 있었고 우리의 선교활동은 이 마을에서만큼은 완전히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하늘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고 땅에서는 공산당이 우리를 돌보고 있었다.

김제화

jewha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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