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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선교/2003-2004

차이허 공중 변소 2003

차이허 공중변소(화장실) 4.14-16. 2003

차이허 교회당 옆 언덕에 있는 공중변소는 이 지역의 한 2,000여 명이 사용하는 딱 하나 있는 중요한 곳이다. 조선족은 화장실이라는 미화된 용어는 낯설어 원래 우리가 써오던 변소라는 용어를 쓰고 있어서 그대로 이 용어를 쓴다. 아침이면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인기가 있는 곳이다. 한 번에 남녀 각각 여섯 명,  12명이 일을 볼 수 있는 넓은 곳으로 빠지면 나오기 쉽지 않다. 그런데 이 공중변소가 허물어져서 바닥의 철근이 드러나고 있어서 새로 지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우리도 이곳에서 활동할 때에도 너무 불편하였다. 마침 토론토 최 목사님이 오셔서 함께 며칠 학습하게 되어서 이 허물어져 가는 공중변소를 지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차이허 공중변소 건축계획 6.3

얼마 뒤 학습을 마치고 토론토로 돌아가신 최 목사님께서 차이허 변소를 지을 자금이 마련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보내왔다.. 어려운 이곳 선교지를 도우시도록 힘써 주시는 것이 고마웠다. 바로 차이허 교회 루오 형제에게 변소 짓는 일을 위해서 전 정부 관계자와 의논해 보라고 했다. 오후에 전 정부에서 변소 짓는 일을 환영한다고 나를 만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오늘 차이허 전 정부 관계자를 만났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공중변소 조감도를 보여 주면서 예산은 한 24,000원 정도 된다고 한다. 나는 새로운 장소에 짓도록 요구했는데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변소가 다 지어지면 벽에 붉은 십자가 그림과 차이허 교회 기증(柴河教会献)”이라는 패 쪽(plate)을 붙이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논해 보고 알려주기로 했다. 처음부터 중국 사회의 어느 한구석을 도울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다. 그냥 단순하게 선교 베이스에서 개척한 교회를 도와주고 싶었을 뿐인데,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어려운 지역사회를 어루만지는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알게 되었다. 몇 주 뒤에 전 정부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소를 지을 새로운 땅이 없다고 하면서 그곳을 헐어내고 지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리고 차이허 공중변소 벽에 패 쪽 붙이는 일은 전 정부가 동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나는 변소 안의 남녀 각각 여섯 명씩의 자리에 칸막이를 만들어 편한 공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건축 담당자는 그러면 가스가 빨리 나가지 못하여 공기가 탁해진다고 하면서 반대를 하였다. 그래서 절충된 것이 각각 1m 높이로 벽을 만들기로 했다. 변소 공사는 한 달여 걸렸는데, 이곳 주민들에게는 비상이 걸린 것이다. 볼일을 보러 거리가 있는 학교나 관공서 등지로 부지런히 달려야만 했고, 골목마다 아무 데나 볼일을 보는 일들이 생겨나면서 마을 전체가 신경과민 상태에 빠졌다. 모두가 참고 견디어야 할 기간이었다. 한 달 뒤에 공중변소가 완공되어서 환경이 나아진 변소를 사용하면서 주민들의 긴장이 풀렸다. 지원금이 남아서 쓰레기통 50개를 만들어 시장통 거리에 놓으니 거리가 한결 깨끗하게 되었다.

 

 

이번 일로 전 정부는 자리를 마련하여 우리와 차이허 교회의 사역자 그리고 해림 시 종교, 소수민족을 관리하는 강호암 주임과 전 정부의 간부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전장은 정부가 못 하는 일을 원장님이 손수 공중변소를 새로 지어주시고 아울러 쓰레기통까지 만들어 주셔서 시내의 환경이 좋아지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 오셔서 편하게 활동하시라고 덧붙여 주었다. 이 뒤로부터 우리의 종교 활동은 이 지역에서는 편하게 되었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파출소에 여러 번 꼬장질(일러바침) 하여서 불편을 겪었고, 학습이라도 하려면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이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 공중변소에 붙은 붉은 십자가의 패 쪽은 오가는 사람들이 날마다 보면서,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요, 인민을 착취하는 집단인 줄 알았는데, 종교도 인민을 위하여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칭찬의 소리를 들으면서 교회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어서 반가웠다. 상징적인 그 패 쪽(plate)이 간접적인 전도의 효과를 가져오고 있었다.

김제화

jewhaki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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